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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술] 공지 띄어쓰기와 표준어 미주교회신보2025.09.23
    ‘띄어쓰기’와 ‘표준어’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명예교수(본사주필) 최태호   오늘은 상당히 귀한 자료를 얻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띄어쓰기를 적용한 문법책이다. 이 책이 나오지 전에는 한문을 기본으로 사용하던 터라 한글도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다. 흔히 한국어 띄어쓰기는 호머 헐버트(1863 ~1949)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알고 있다. 실제로 대중화에 노력하고 성공한 사람은 헐버트가 맞다. 독립신문(1896년 4월 7일 창간과 더불어 띄어쓰기 적용)에 띄어쓰기를 적용할 것을 적극 권장하였고, 편집에도 참여하였다. 그러므로 한국어 띄어쓰기를 처음 대중화하여 문법적으로 적용한 것은 헐버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헐버트보다 19년 앞서 한국어에 띄어쓰기를 적용한 사람이 있다. 그의 이름은 존 로스(John Ross, 중국이름 나요한, 1842 ~ 1915)이다.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최초로 한국어로 성경을 번역한 사람이다. 그는 그의 책 <조선어 첫걸음 COREAN PRIMER, 1877>에서 띄어쓰기를 처음 시도하였다. 그는 한국에서 온 무역상들과 만나면서 신약성경을 한국어로 번역하기로 마음먹고, 1887년 <신약전서>를 완성하여 한국에 보냈다. 존 로스는 1874년 가을에 고려문(중국 소재 고려인 집단거주지)을 방문하면서 한국인의 모습을 처음 보게 되었고, 한국을 선교지로 생각하게 된다. 그의 활동으로는 성서 한글화 작업, 서간도를 비롯한 한인촌에 복음전도 등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한반도 이남 등에도 영향력을 끼쳤다. 존 로스가 성서를 한글로 번역하였던 당시 “한자는 진서로 일컬어지며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고 한글은 언문이라 불리며 천시되었으며, 한글은 한자의 보조 표기 수단 정도로 인식”되었던 시기였다. 중요한 것은 한국어의 띄어쓰기를 적용하여 한국어의 현대화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지만, 그의 업적이 드러난 것은 요즘의 일이다. 그 이유는 그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사람이 평안도 지방 출신이었던 탓으로 표준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평안도 사투리로 한국어 공부책을 발행한 것이다. 예를 들면 로버트 할리라는 연예인이 경상도 방언을 유창하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다. 참고로 그의 <조선어 첫걸음>에 나타난 문장을 몇 개 보기로 하자.   내 문에 나가갓슴메 ne moone naghaghassumme I door want to pass(=travel).   어디 가갓슴마 udi gaghassumma Whither journey!   등과 같다. 온통 사투리뿐이라 현대인은 무슨 말인지 모를 수도 있다. 실제로 그의 <조선어 첫걸음>에는 남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많다. 예를 들면 “너는 챠타구 나는 말타구 갑세.”, “사자는 챠뒤여 얼그시.”, “쇼ㅣ쇼한 물건는 챠 안에 두시.” 등이다. 현대 표준어로 한다면 “너는 차 타고 나는 말 타고 갑시다.”, “상자는 차 뒤에 둡시다.”, “작은 물건은 차 안에 두시오.”라고 써야 한다. <조선어 첫걸음>을 손에 쥐고 참으로 가슴이 뛰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어 교본>을 얻었으니 감개무량함을 이루 표현할 수 없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책의 가치에 비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당시에는 표준어의 개념도 없었으니 평안도 사투리로 번역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이 없으나 항상 어느 시대나 통용되는 규칙이 있다. 신라시대는 경주방언이 표준어였고, 고려시대는 개성 방언이 표준어였으며, 조선시대에는 한양말이 표준어라고 봐야 한다. 임금이 사는 곳의 언어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이다. 존 로스가 번역한 성서가 나중에는 호칭의 문제나 표기의 문제 등으로 다시 번역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1887년 2월 7일 서울에서 한국어 성서번역위원회(Committee for Translating the Bible into the Korean Language)를 조직하였다. 학문적 가치를 높이 인정받아야 마땅하지만 평안도 방언을 배운 까닭에 후대에 크게 부각되지 못한 것이 자못 안타깝다. 띄어쓰기를 처음 적용한 것에 대해서는 수 만 번 박수를 보내도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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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중화현상이란? 미주교회신보2025.09.09
    ☆중화규칙(중화현상)☆국어의 자음은 대개 19개가 있는데, 말음(받침)에서는 7개의 음으로만 실현됩니다. 'ㄱ, ㄲ, ㅋ, (ㄳ,ㄺ )' 등은 ㄱ으로 중화되고, ㄷ, (ㄸ), ㅌ, ㅅ, ㅆ, ㅈ, (ㅉ), ㅊ, ㅎ 등은 ㄷ으로 중화되고, ㅂ, (ㅃ), ㅍ, (ㄼ, ㅄ) 등은 ㅂ으로 중화되니, 실제 발음은 ㄱ, ㄴ, ㄷ, ㄹ, ㅁ, ㅂ, ㅇ의 7개뿐입니다.대표음이라고도 해요. ♤ 어떤 음절이 그 음절만으로 끝날 때, 즉 휴지(休止)가 뒤따를 때 : [박 ]· (밬) · 밖(ㄱ · ㅋ · ㄲ→ㄱ), [낟 ]· 낱 · (ㄷ · ㅌ · ㄸ→ㄷ), 낮 · 낯 · (ㅈ · ㅊ · ㅉ→ㄷ), 낫 · (났) · (낳)(ㅅ · ㅆ · ㅎ→ㄷ) 등♤모음으로 시작되는 독립된 단어가 후속될 때  먼저 휴지休止가 와서 중화되고, 후속 음절의 두음이 됩니다.. 꽃아래{꼬다래], 홑옷[호돋], 머룻잎[머룬닙] 등❤️최태호의 한국어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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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술] 정겨운 우리말 미주교회신보2025.09.07
    ♤뒤틈바리 : 어리석고 미련하여 하는 일이 찬찬하지 못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예)태호는 뒤틈바리라 모든 일을 힘으로 해결하려고 해.♤뒵들다 : 서로 덤벼들어 말다툼하다.예)그 형제가 뒵들 때는 하도 무서워서 아무도 말리지 못해.♤뒷바대 : 엉덩이에 덧대는 헝겊 조각♤뒷손 : 일을 마친 뒤에 다시 하는 손질예)우리는 뒷손이 필요하지 않도록 깔끔하게 일을 하는 사람을 원한다.♤뒷심 : 어떤 일을 끝까지 견디어 내거나 끌고 나가는 힘(※뒷힘이 아닙니다.)예)태호는 뒷심이 좋아 끝까지 해내고 말지.♤드난 : 임시로 남의 집 행랑에 지내며 그 집 일을 도와 줌, 또는 그런 사람(머슴과는 달라요.)예)한글을 가르쳐 주는 분만 있다면, 그 집 드난을 살더라도 해낼 테다.(※드난살이 )'드난'은 '드날다(들고나다)'의 관형사형이 명사로 굳은 형태. '어르다'의 관형사형 '어른'이 명사인 것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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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학] 사이비종교 피해 사례 및 규제법 제정 촉구 토론회 개최 미주교회신보2025.09.04
    국제유사종교대책연합과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는 국회의원 양부남(더불어민주당), 이용선(더불어민주당), 김대식(국민의힘), 강경숙(조국혁신당)의원실과 2025년 9월 3일(수) 오전 11시부터 12시 30분까지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사이비종교 피해 사례발표 및 규제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 모임은 전국 신천지피해자연대, 하나님의교회 피해대책 전국연합, 통일교대책협의회 외 각 사이비종교 피해모임에서 주관하였다. 진용식(국제유사종교대책연합회) 대표는 "사이비 종교는 반사회적 문제로 증언자들의 증언을 통해 알 수 있다. 일본에서는 통일교 해산이 입법되었으며,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도 좋지만, 사이비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규제 입법도 필요하다."고 하였다. 류영모(전 한국교회총연합회 회장) 목사는 "불교는 문화재보호법 등이 있어 보호를 받을 수 있으나, 기독교는 그런 것조차 없다.  하루 빨리 사이비 규제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피해자를 줄여야 한다."고 하였다. 사이비 종교 피해자인 공0숙(신천지 피해자) 씨는 "30년간 신천지 강사로 일하면서 이만희 교주의 성노예로 살아 왔다고 고백하였다. 전도 실적에 따라 성을 무기로 전도하는 사례를 발표하였고, 성폭력 공소시효를 탈교 후 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탈교 전에는 그루밍 상태로 성적 저항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탈교 후 고소 고발을 해도 공소시효를 넘기는 일이 있으므로, 문제가 많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JMS 피해자 장0천 씨는 "사이비 종교로 인해 두 딸을 잃었다며, 규제법을 만들어 구제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후에 두 딸로부터 고소를 당했다면서 비윤리적인 행태를 그칠 것을 호소하였다. 구원파의 피해자로 나선 이0 씨는 세월호, 오대양 사건 등이 모두 구원파와 연관이 있다고 하였다. 결국은 금전적 이득을 보기 위해서 가정을 파괴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집단이며, 자식이 음독 후 사망하게 된 이면에 그들의 사주가 있었을 것이라고 하였다. 법에 호소해도 정교 유착으로 의미가 없었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통일교 피해자 대신 낭독한 글에서는 합동결혼 등의 폐해와 가족 단절 등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일본에서 25년 간 선교사로 활동한 장청익 선교사는 "일본이 한국 사이비 종교의 최대 피해국"라며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통일교의 헌금과 일본 정계의 유착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각종 헌금의 예를 들어 420대 조상의 해원까지 말하는 이상한 종교임을 밝혔다. 다음으로 자유발언에 나선 인천 이단상담소장 고광종(인천 성산교회) 목사는 사이비의 문제를 논리적으로 호소하였다. "사이비는 영혼과 지성을 말살하는 비정상적 단체이며,그 트라우마로 인해 가정이 파괴되고, 대화가 단절되며, 가출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교주의 사유물로 전락하는 일이 발생한다면서 그들로부터 탈출한 후의 보호가 시급하며,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국민의 자유와 인권이 보장된다고 하였다. 그를 위해 첫째, 사이비 종교 규제법을 제정할 것, 둘째, 사이비 종교를 국가 차원에서 조사할 것, 셋째, 사이비 종교 피해자 구제 시스템을 구축할 것" 등을 주장하였다. 최현정(고양시 신천지대책위) 고문은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곳에 신천지 종교 시설을 허가하는 지자체를 비판하고, 신천지가 무작위로 사들이는 건물 등으로 인한 선량한 시민의 피해를 근절해 줄 것을 역설하였다. 장현일(한국공공정책개발위원회) 위원은 사례별로 헌법 조항과 관련하여 설명하여 공감을 얻었다. 프랑스의 황금사원의 예를 통해 정당한 종교활동은 보장받아야 하지만 사회악과는 구별해야 한다고 하였다. 사회악은 행위중심으로 판단하여 법적 조치를 취하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하였다. 끝으로 서영국(한국유사종교대책연합) 상임대표는 입법적 조치를 강력히 촉구하는 성명을 통해 첫째, 사이비 종교로 인한 피해 사례를 국가가 직접 조사하고 대응할 것, 둘째, 피해자들이 안전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통합지원 시스템을 마련할 것, 셋째, 심리적 지배, 강제 헌금, 가족 해체 등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을 마련할 것 등을 촉고하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700여 명의 피해자와 관련인들이 참석하여 의자가 부족할 정도 만원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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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술] 조사의 띄어쓰기 미주교회신보2025.07.23
    ☆조사의 띄어쓰기 문제☆ ㄱ. 너같이 바보 같은 놈은 처음 봤다.  ㄴ. 역시 친구밖에 없어.  ㄷ. 사과는커녕 오히려 화를 내던데?  ㄹ. “알겠구나.”라고 말씀을 하셨어.  ㅁ. 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래.  ‘너같이’의 ‘같이’는 조사이므로 앞말에 붙여 써야 합니다. 단 ‘너와 같이’처럼 조사가 앞에 오는 경우는 조사가 아니므로 띄어 씁니다.  ‘너 같은’의 ‘같은’ 또한 조사가 아닙니다. ‘밖에’는 조사로 쓰일 경우 붙여 씁니다.  ㄱ. 가진 것이 천 원밖에 없어. ㄴ. 이런 일은 철수밖에 못 할걸. ㄷ. 아직은 “맘마”라는 말밖에 몰라.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면 “이 밖에도 다른 사례가 많이 있다.”의 ‘밖에’는 조사가 아님을 알 수 있어요.  ‘사과는커녕’은 ‘사과는∨커녕’으로 띄어 쓰는 일이 많지만 ‘는커녕’이 하나의 조사이므로 붙여 써야 합니다. ‘“알았구나.”라고’의 ‘라고’는 인용을 나타내는 조사입니다. ❤최태호의 한국어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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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술] 냉탕(冷湯)이 뭔 소리여? 미주교회신보2025.07.21
    ‘냉탕(冷湯)’이 무슨 말본보 주필미주대신대학원 교수최태호   우리말에는 이해하기 힘든 것들도 많다. 사장님 차에는 사장이 타고, 회장님 차에는 회장이 타는데, 유모차에는 유모가 타지 않고 아이(유아)가 탄다. 요즘은 아이가 탄 것을 보기도 힘든 세상이다. 저녁 무렵에 인천대공원 산책을 즐기는데, 유모차(?)를 보면 거의 개(강아지는 아니었다)가 타고 사람이 밀어주고 간다. 뭔가 주객이 바뀐 것이 맞다. 차라리 견용거(犬用車)나 견자차(犬子車 : 사실은 인력으로 미는 것이니 ‘차’보다는 ‘거’가 맞다. 인력거처럼)   얼마 전에 ‘개’의 문화 문법에 관한 글을 썼다. 과거에는 ‘개’라는 접두사가 원래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나 ‘모자라는 것’에 붙었는데, 지금은 ‘아주 좋다’는 의미로 바뀌었다고 했다. 물론 아직 이런 것이 사전에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젊은이들은 모두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개좋아!”, “개미쳤어(아주 잘한다, 대단하다는 의미로 쓰임)”, “개멋있어!” 등과 같이 쓰고 있다. 그런 점에서 베이비 부머 세대와 현대의 젊은이들과는 소통의 문제가 발생한다. 과거에 일본 순사를 ‘개나리’라고 부르던 것을 생각한다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개복숭아도 과거와는 다르게 귀한 대접을 받고 있으니 세월이 무상하다.   이렇게 언어는 늘 변한다. 태어나고 성장하며 소멸하기도 한다. 이것을 언어의 역사성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언어가 언중들에 의해 성장하고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가끔은 태어날 때부터 이상한 단어도 있다. 우리말이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지만 필자가 볼 때는 “이게 무슨 소리여?” 하는 것들이 제법 많다. 그 중 하나가 목욕탕에 있는 ‘냉탕’이라는 말이다. 목욕탕(沐浴湯)에 가면 온탕(溫湯), 냉탕(冷湯)이라는 곳이 있다. 요즘은 열탕(熱湯)이라고 쓴 곳도 있다. 열탕은 상당히 뜨거워서 쉽게 들어가기 어렵다. 열탕은 아주 뜨거우니까 어울릴지는 몰라도 냉탕이나 온탕은 어감상 문제가 있다.   냉탕冷湯을 한자로 보면 찰 랭冷, 끓일 탕湯이다. 씻을 탕(盪) 자도 있는데, 사전에는 ‘물 끓일 탕(湯)’을 쓰는 것이 특이하다. 제사 지낼 때 탕국이 끓인 국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중에 탕(湯) 자가 들어 간 것은 대부분 국물이 있는 것으로, 끓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매운탕, 설렁탕, 내장탕 등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냉탕’이라고 하면 '차가운 끓인 물(혹은 차가운 끓는 물)'이 된다. 그렇다면 한자어에 다른 뜻이 있는가 찾아보자. 탕(湯)을 자전(字典)에서 찾으면 ‘끓일 탕’, ‘물이 세차게 흐를 상’, ‘해돋이 양’ 등으로 나오고, 또 다른 의미로는 ‘넘어지다, 쓰러지다, 국의 다른 말’ 등으로 나타나 있다. 국어사전에는 “찬물을 채워 놓은 탕(냉(冷) + 탕(湯)”이라고 나타나 있다. 그러므로 형태상으로도 ‘탕’이 그릇이라는 의미로 쓰인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쩌자고 목욕탕에서 냉탕이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었을까 궁금하다. 아마도 반(盤 그릇, 목욕통)의 의미로 쓰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탕이라는 어휘를 많이 쓰다 보니 그것을 사용한 것이 아닌가 한다. 마치 저육(猪肉 돼지고기)인데, 사람들이 이것을 ‘제육’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식당에서 그대로 ‘제육볶음’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아닌가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온탕도 마찬가지다. 온탕(溫湯)은 따뜻할 온溫, 끓일 탕湯이므로 문제가 있는 단어임이 확실하다.   그냥 찬 물, 더운 물, 뜨거운 물이라고 하면 어색하지는 않았을 텐데 굳이 한자로 써서 헷갈리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일본에 있는 독자가 한 수 거들고 나섰다. 그곳(일본)에서는 냉수(冷水), 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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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술] 틀리기 쉬운 띄어쓰기 미주교회신보2025.07.15
     ☆틀리기 쉬운 띄어쓰기☆1.'말, 중, 초'는 앞말과 띄어씁니다. ♡20년 말 ♡4월 말 ♡사용 중인 ♡내년 초2.단위를 나타내는 '명'이나 '원'은 앞말과 띄어씁니다. ♡3천 명 ♡5천억 원(※숫자는 만 단위로 띄어씁니다.)※'명','원' 등을 붙여 쓰는 사람 많아요. 3.'있다'는 앞말과 띄어씁니다. ♡내실있는=>내실 있는 ♡실효성 있게 ♡역량 있고4.무엇을 세는 단위 '개'는 앞말과 띄어씁니다. ♡150여 개 ♡23만 개※단어(낱말)는 무조건 띄어쓴다고 생각하시면 편해요. ※붙여쓰는 것은 조사, 어미, 접사(접두사, 접미사) 등입니다.❤️최태호의 한국어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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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옹심이와 새알심 최태호교수2025.07.14
    ‘옹심이’와 ‘새알심’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명예교수 최태호   우리말을 가르치다 보면 표준어와 방언 사이에서 헷갈릴 때가 많다. 과거에는 방언이었던 것이 표준어가 되어 있기도 하고, 표준어인 줄 알았는데 방언인 것, 방언인 줄 알았는데 표준어인 것 등 다양하다. 방언으로 알고 있는데 표준어인 것 중 대표적인 것이 ‘거시기’이고, 표준어인 줄 알았는데 방언인 것이 ‘옹심이’이다.  요즘 여기저기 '옹심이'라는 음식점이 많이 생겼다. 감자가루로 만든 것이라 쫀득한 것이 맛이 좋다. 그래서 고향에 가서 성묘를 하든가, 형제들을 만나고 올 때면 거의 매번 가는 곳이 ‘옹심이’집이다. 아내는 ‘옹심이’만 시키고, 필자는 메밀로 만든 것 중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을 주문한다. 그런가 하면 죽집도 많아졌다. 과거에는 몸이 아프거나 먹을 것이 없을 때 죽을 쑤어 먹었다. 어린 시절에 풀(?)만 잔뜩 들어 있는 죽을 먹은 기억이 있다. 그때는 왜 그렇게 먹기 싫었는지 모르겠다. 개떡(?)도 엄청 많이 먹었다. 쑥버무리 또한 봄철에는 입맛을 새롭게 하는 음식이었다. 이제는 추억의 음식이 되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죽집이 많이 생겨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먹고 싶은 죽을 골라서 먹는 시대가 되었다.   몸이 부실할 때는 팥죽 한 그릇도 보약이었다. 그 속에 새알심이 있는데, 어린 시절에는 먹기 거북하더니, 지금은 새알심 먹는 재미가 생겼다. 어린 시절에는 새알심 먹기가 싫어서 그것만 먼저 먹고 팥죽을 먹으려는데, 작은어머니께서 “어머나 태호는 새알심 좋아하는구나!”하고는 듬뿍 넣어 주셔서 속이 상했던 적도 있다. 뭐라 말도 못하고, 먹기는 힘들어서 억지로 집어넣었다.  죽에 따라서 찹쌀가루나 수수 가루로 경단 같은 것을 빚어 넣고 함께 끓인 것이 있다. 원래는 팥죽에다 넣던 것인데, 요즘에는 각종 죽에 넣기도 한다. 무언가 씹히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 본다. 이 경단 같은 것을 새알만하다 하여 ‘새알심’이라 한다. 사전에는 ‘찹쌀가루나 수수 가루를 새의 알처럼 동그랗게 만들어 팥죽에 넣은 덩이’라고 되어 있다. 예문으로는   호박죽 속에 들어 있는 새알심이 몽글몽글하다. 동지에는 새알심이 들어 잇는 팥죽을 먹어야 한다.   등과 같다. 그러므로 표준어는 ‘새알심’이고, ‘옹시미’, ‘오그랭이’, ‘옹시래미’라하는 것들은 모두 방언이다. ‘옹심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새알심의 방언’이라고 나타나 있다. 그러면서도 예문은 상당히 많이 있는 기현상을 보인다. 예를 들면 ‘감재옹심이’는 ‘감자를 갈아 반죽하여 새알만한 크기로 동글동글하게 빚어서 만든 덩이’라고 나타나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옹심이’라는 단어는 항상 ‘감자’와 붙어 다닌다는 것이다. ‘감자전과 감자옹심이’와 같은 식으로 된 것으로 보아 감자로 만든 새알심만을 옹심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문을 보자.   정식을 시키면 옥수수범벅, 감자옹심이 등을 맛볼 수 있다. 감자 판촉을 위해 감자 가공품 전시 및 감자 옹심이 시식 행사도 마련했다. 첫 시간에는 감자를 이용한 옹심이 국과 찜을 만들어 보았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옹심이는 감자로 만든 새알심을 말하는 것이 분명함을 알았다. 그렇다면 이제는 새알심과 옹심이를 분류하여 각각 표준어로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옹심이 식당에 가서 “새알심 주세요.” 하면 이상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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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술] 말의 힘 미주교회신보2025.07.11
    ‘말’의 힘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명예교수 본사 주필 최태호   철학을 전공한 선배가 보내 준 글이다. 말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화용론 이야기하는 김에 선배의 동의를 구하고 인용해 본다. 선배도 누가 보내 준 글이라고 하니 아마도 인터넷상에 떠도는 글이 아닌가 한다.   어떤 사람이 친구 4명을 집으로 초대했는데, 3명이 먼저 도착했습니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던 차에,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울리고, 그때까지 도착하지 않은 친구가 갑자기 사정이 생겨 못 온다고 했습니다. 집주인은 전화를 끊고 친구들을 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꼭 와야 할 친구가 못 온다네……”   이 말을 듣고서 친구 하나가 화를 내며, “그럼, 난 꼭 올 필요가 없다는 거잖아” 하면서 자기 집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낙담한 집 주인은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나 원 참! 가지 말아야 할 사람이 가 버렸네……”   그 말을 듣고 다른 한 친구가 “그럼, 가야 할 사람이 나인 것 같군” 하면서 현관문을 확 열고 나가 버렸습니다. 집주인은 너무 황당해서 소리쳤습니다.   “야 이 친구야, 너 보고 한 말이 아니야.”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 있던 친구가 이 말을 듣고, “그럼 나 보고 한 말이야?”라고 하면서 또한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습니다.   초대한 사람들이 모두 떠난 뒤에, 집주인은 혼자 덩그러니 남아, 오늘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유를 모르는 채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았습니다.   물론 현실에서 쉽게 일어날 일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보아 여기에 옮겨 보았다. 별일이 아닌 것 같지만 우리의 다툼 중 대부분이 말로 인해 생긴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굳이 화용론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아도, 대화에서 말(어휘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모두가 말을 할 때 자기 중심으로 표현하고,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대화를 하면서도 다음에 무슨 말을 할까 생각하고, 무슨 말을 해야 상대를 설득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대화라는 것은 잘 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대화가 아름다운 대화일 것이다. 아내는 오늘도 옷을 입으면서 독백을 한다. “어머나, 스웨터가 작아졌어”라고. 자기가 살쪘다고는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언어에서 의미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화를 할 때는 누구와 얘기하는가를 생각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말하는 것이 좋다. 불필요한 말이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언젠가 전원생활을 할 때 집 현관에 대문짝만하게 써 놓은 글이 있었다.   사랑과 평화의 말이 아니면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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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술] 잠자리와 등불의 발음 이야기 미주교회신보2025.07.09
    ‘잠자리’와 ‘등불’의 발음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명예교수 최태호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외국인들보다 한국인에게 많은 질문을 받는 것이 ‘사이시옷’의 쓰임이다. 사이시옷에 관한 설명은 참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서 이번부터 이에 관해 연재하기로 하였다. 한국인 중에 ‘등굣길, 장맛비, 보랏빛’ 등의 표기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실제로 필자의 후배 중에 만날 때마다 이에 관해 짜증을 내는 친구도 있다. ‘등교길’이라고 쓰는 것이 어때서 굳이 어렵게 만드냐고 한다.  예전에 <쟈니 윤쇼>라는 TV Program이 있었다. 그분이 프로그램이 끝날 즈음이면 늘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흉내내곤 했다. 그때는 [잠자리]가 아니고 [잠짜리]라고 해야 한다. [잠자리]는 곤충을 이르는 말이고, [잠짜리]는 누워서 잠을 자는 곳(침대)를 이르는 말이다. 이 두 단어는 표기는 똑같으나, 발음은 전혀 다르다. 이런 것을 동철자이음어(同綴字異音語)라고 한다. '[잠]+ [자리]'의 형식이면 합성어이므로 [잠짜리]로 발음해야 한다. 그런데 곤충으로 쉼이 없이 한 단어이면 [잠자리]가 되어 단순어가 되는 것이다. [잠짜리]처럼 합성어인 경우는 비록 표기상 사이시옷이 없더라도 사이시옷이 있는 경우처럼 발음하니까, 뒷단어 첫소리 ‘ㄱ, ㄷ, ㅂ, ㅅ, ㅈ’이 된소리로 발음됩니다. 표기에 반영되지 않았더라도 된소리로 발음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등불의 경우도 [등뿔]이라고 해야 한다. 즉 ‘등+ㅅ+불’이기 때문에 [등뿔]로 발음하지만, 앞말에 받침이 있어서 ‘ㅅ’이 들어갈 자리가 없기 때문에 뒷소리를 된소리로 발음하게 된 것이다.   우선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명시된 것을 보면서 예를 들기로 한다.  제 30항: 사이시옷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받치어 적는다. 1. 순 우리말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1)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것 고랫재 귓밥 나룻배 나뭇가지 냇가 댓가지 뒷갈망 맷돌 머릿기름 모깃불 못자리 바닷가 뱃길 볏가리 부싯돌 선짓국 쇳조각 아랫집 우렁잇속 잇자국 잿더미 조갯살 찻집 쳇바퀴 킷값 핏대 햇볕 혓바늘   위에 예로 든 단어들을 보면 뒤에 나오는 말의 첫소리가 모두 ‘된소리(경음)’로 발음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째, 빱, 빼, 까, 깔’ 등으로 발음하는 근거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 앞말에 ‘ㅅ’을 더하여 주는 것이다. 다음으로 (2)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것 멧나물 아랫니 텃마당 아랫마을 뒷머리 잇몸 깻묵 냇물 빗물   과 같은 단어들은 자음동화현상이 발생하도록 ‘ㅅ’을 덧붙여 주는 경우다. ‘메나물’이라고 쓰면 발음은 [메나물]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므로 ‘멘나물’이라고 발음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게 하려면 ‘ㅅ’이 첨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3)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도리깻열 뒷윷 두렛일 뒷일 뒷입맛 베갯잇 욧잇 깻잎 나뭇잎 댓잎   과 같은 것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는 현실의 발음에 ‘ㄴ’첨가현상이 일어나는 것들로 현실적 발음을 적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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